
비속한 비유를 하자면, 서지 않는 남자가 서는 남자들을 보며 느끼는 것이 시기이고, 여자에게 인기가 많은 남편을 둔 아내가 남편에게 달라붙는 여자들을 보며 느끼는 것이 질투이다.
-
정치인으로서 공화정에 대한 비전, 한 시민으로서 조국에 대한 사랑과 믿음, 문장가로서 수려한 문장의 소유자, 인간으로서 참된 친구이자 신사였던 키케로가 로마인 이야기에서 왜곡당한 건 여전히 마음에 들지 않지만, 역사속에 등장하는 쾌남들에 대한 중년여자의 음기섞인 애정의 시선을 알아차린 뒤론 그녀의 저작을 좀 더 귀엽게 읽을수 있게되었다. 시오노 나나미의 저작들을 읽다보면 그녀가 싫어하는(혐오하는) 남성들이 세 부류로 나뉜다.
1. 무능한 자. 2. 무능하면서 허세만 가득한 자. 3. 지루한 사람.
그녀가 제일 싫어하는 이는 "지루한 사람"이라는 부류이다.
-

그 즈음부터 시오노 나나미의 저작은 더 확실하게도 여성잡지에서 다룬 명배우들 열전이나, 회원제 클럽의 남자 에스코트들을 평가하는 글처럼 느껴졌다. 좋은의미로 더 즐거운 독서. 한니발, 아프리카누스, 술라, 그라쿠스 형제, 카이사르, 아우구스티누스, 메메드 2세, 로렌초 데 메디치, 체사레 보르지아, (니콜로 마키아벨리는 시오노 나나미의 '게이친구' 포지션이고) 기타 등등 기타등등. 그녀는 역사와 연애하는 여자인 셈이다. 중고등학교 때의 시오노 나나미의 책을 알파메일에 대한 소년적 동경심으로 읽었다면, 지금 다시 읽으면 더 쏠쏠한 재미가 있다. 그녀는 확실히 좋은 작가다.
No comments: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