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g 14, 2012

차이코프스키, 비창




 "내가 이 교향곡을 처음 만난 건 나이 스물 즈음이었다. ‘철들다’라는 말이 “세상을 안다”는 뜻보다 “세상과 타협할 줄 안다”는 뜻에 가깝다는 것을 눈치 채면서 “그렇다면 철들기를 거부할 수밖에 없지”라고 어쭙잖게 다짐하기도 했던 그런 때였다. 세상과의 불화는 이미 예정되었는데, 마치 세상의 모든 고뇌를 양어깨에 짊어진 양 인상을 찌푸린 얼굴로 허공을 응시하며 들었던 음악 중 하나가 《비창》이었다." / 홍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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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93년, 차이코프스키는 자신의 작품 중 최후 걸작이 된 "교향곡 제6번 비창"을 작곡했다. 그리고 11월 6일, 의문의 죽음으로 세상을 떠났다. 공식적으로는 끓이지 않은 물을 들이켜서 콜레라로 죽었다라고 알려졌지만 일각에서는 차이코프스키가 당대의 실권자의 조카와 동성애 관계를 맺었고, 실권자가 자신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 차이코프스키에게 비소를 먹도록 강요하여 자살했다는 소문이 파다하게 퍼졌다. 그러나 명백한 증거가 없는 탓에 확실하게 말하기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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