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l 16, 2012

사랑스런 추억, 윤동주




봄이 오든 아침, 서울 어느 쪼그만 정거장에서 희망과 사랑처럼 기차를 기다려,

나는 플랫폼에 간신한 그림자를 떨어뜨리고, 담배를 피웠다.

내 그림자는 담배연기 그림자를 날리고
비둘기 한뗴가 부끄러울 것도 없이
나래 속을 속, 속, 햇빛에 비춰 날았다.

기차는 아무 소식도 없이
나를 멀리 실어다 주어,

봄은 다 가고----동경 교외 어느 조용한 하숙방에서,
옛 거리에 남은 나를 희망과 사랑처럼 그리워한다.


오늘도 기차는 몇 번이나 무의미하게 지나가고

                                                       
오늘도 나는 누구를 기다려 정거장 차가운 언덕에서 서성거릴 게다.
----아아 젊음은 오래 거기 남아 있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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