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l 24, 2012
도올이 말하는 5.16이 혁명이 아닌 이유
(중략) 4.19 혁명 또한 그 주체세력인 학생이 새로운 정권을 창출해내지는 못했다는 의미에서 반혁명(半革命)으로 그친 사건이었다. 정치사적인 결과를 가지고 말한다면 혁명이라는 단어를 쓸 수 있는 단 하나의 제3의 5.16 혁명이라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박정희의 5.16 혁명과 정도전, 이성계의 혁명은 매우 성격이 다르다.
첫째, 5.16 혁명은 그 혁명의 원동력이 이미 4.19혁명에서 성숙되어 있었던 것이다. 5.16의 주체세력은 결코 민중과 역사에 내재하는 변화의 힘을 표출해낸 주체세력이 아니었다. 그들은 단지. 4.19 혁명이 피흘려 이룩한 업적을 바톤 터치했을 뿐이다. 따라서 5.16은 혁명의 내용이 없는 형식만의 권력이양이었다. 5.16은 단순한 정권변화를 일으킨 쿠데타에 불과한 사건이었다. 5.16이라는 역사적 사건에 혁명성을 부여하려고 한다면, 이념적 굴절 속에서도 그것이 일으킨 사회변화, 경제적 삶의 양식의 근원적 변화와 같은 후대의 발전적 성격에서 찾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으나, 그 오리지날한 혁명성의 가치는 오히려 좌절된 4.19 학생의거로 집약되는 것이다. 5.16에 비한다면 이성계의 혁명은 기나긴 역사의 과정에서 내재적으로 성숙된 온전한 역성혁명이었다. 다시 말해서 고려역사 내부에서 온축되어온 힘을 표출시킨 정치적 필연이었다.
둘째, 5.16은 정권쟁취의 기획포착일 뿐이었으며 진정하게 그들이 살고 있는 사회를 개혁하려는 프로그램을 가지고 있지를 못했다. 다시 말해서 사회개혁의 철학보다는 정권쟁취의 타이밍 판단이 앞선 행위의 소산일 뿐이었다. 그러나 이성계의 혁명은 새로운 왕조의 개창에 목적이 있었던 것이 아니었다. 그것은 어디까지나...(중략)
- 삼봉 정도전의 건국철학, 김용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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