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p 14, 2012

슬픔의 독을 품고 가라



기나긴 밤마다
아무 위로 없이 남겨진 나의 너여
더이상 탄식의 나팔을 불지 마라
현세가 지옥인 때는 슬픔의 독을 품고 가라
무자비한 세상, 지옥의 슬픔을 월경하기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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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이 바뀌고 살이 쪄서 옷사는데 쓰는 돈이 책 살때 쓰는 돈을 크게 앞지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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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에 한가운데에서 가장 안타까운 점 중 하나는 당면한 고통이나 환희로 앞으로 닥쳐올 슬픔과 고난을 변제하지 못한다는데에 있다. 그런 것들은 자동차사고 처럼, 일단 탁 부닺히고 나서야 시작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독을 품고 살아야한다. 사후 세계는 요원하며 내세는 알수없다. 다만 유한한 인간의 삶속에서 유효한 건 탄식하지 않는 것, 독기에 차올라 삶을 비로소 흘겨보고, 훔쳐보지 않는 것이 아니라 마주서서 응시하는 것이다.


이것은 많은 슬픔과 노력, 시행착오를 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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